극장판 : 소녀가극 레뷰 스타라이트(2021)

Ashihara NepuYona
3 min readJun 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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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 소녀 가극 레뷰 스타라이트>(2021)는 생각보다 소박한 영화이고, 소박하기 때문에 한편의 독립된 영화로서 철저하고자 한 작품입니다.

TVa의 정식 속편이라고는 하지만 “오디션”의 비밀이 밝혀진다거나, 어른이 된 등장인물들이 다시 모여 의기투합한다는 “동창회” 스타일의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 타이틀이 올라온 직후, 고등학교 3학년이 된 등장인물들이 차례차례 진로희망서를 내놓는 와중에 주인공인 아이죠 카렌만이 아직 무엇을 하지 정하지 못했다, 는 것이 이 영화의 시작이며 끝에 가서도 거기서 별로 벗어나지 않습니다.

즉, 이 영화에는 관객들에게 어떤 게임을 제시하고 도박을 걸어서 놀아보자는 승부욕도 없고, 나아가서 올라갔다 떨어졌다 종점에 도착했을 때에는 노새가 말로 변해버리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예외가 되는 등장인물은 아이죠 카렌 정도인데, 이쪽도 구심력이 크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학교라는 둥지를 벗어나 날아오르기 전의 불안과 각오, 그걸 두 사람이 마주 누워 이야기할뿐인,졸업여행의 숙소에서 끝도 없이 이어지는 밤의 고백담. 그것이 이 소박한 영화의 정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담담하게’라는 수식어와 레뷰 스타라이트는 거리가 멀고, 그것을 이 작품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내용은 소박하지만, 그 대화방식을 10배 20배, 300배까지 부풀려서, 각종 영화나 연극을 인용한 과장된 형태와 스타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로서 철저하다는 것은 그 부분으로, 영화 전체가 와일드 스크리이이이인을 (문자 그대로) 외치면서,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같은 구도를 자주 준비해 두 사람 간의 “대화”를 박력있는 기세로 그려나갑니다.

졸업이 테마이기 때문인지, 밝고 진취적인 귀여운 영화임에도 의외로 섹스와 죽음의 이미지도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이를 앞둔 불안감이나 두근거림, 혹은 망설임 같은 소박한 것들이 최대급으로 그려져 있는 것이지요.그렇기에, 이 작품은 TVa 본편을 보지 않아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한 편의 자족적인 “청춘 엔터테인먼트 영화”로 성립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더라도 아쉬움은 남습니다. 이 영화의 대화란 결국 두 사람을 통해서만 이뤄지고, 그 조합도 한 가지 케이스를 제외하면 다들 예측할 수 있는 범위의 것입니다. 아무리 메가톤 펀치라도 세번 네번 맞으면 관객은 둔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기왕에 아홉 명이나 되는 등장인물이 있다면, 이들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모두 섞여서 누가 이야기하고 있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던 건지, 노래인지 소음인지도 모를 레벨의 “대화”를 그렸다면 좀 더 나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런지.

★★★☆(Bad / So-So / Good / G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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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Ashihara NepuY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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