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메일링 서비스가 싫어요

Ashihara NepuYona
3 min readOct 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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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메일링 서비스가 싫다. 돈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시공간에 있다.

구조적인 문제부터 말해보자. 당신은 메일 계정을 몇 개나 갖고있는가? 소유한 계정도 두 개 이상일 것이며, 액티브 계정도 적어도 두 개일 것이다. 나는 일곱 개의 계정을 갖고 있고, 그 중에 네 개가 액티브 계정이다. 후술하겠지만, 난 쓸모없는 알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할 때마다 항상 메일 관련 옵션을 만지작거린다. 그럼에도 매일 최소 둘~셋 정도의 메일은 항상 도착하고, 그게 정말 중요한 메일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이런 절차는 E-메일이 보급된 시점에서부터 이미 있던 일이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가 발전하고 진정한 의미로 유비쿼터스 사회가 성립한 이후부터, 이건 진정한 의미로 재앙이 되버렸다. 각종 서비스(앱)는 우리의 관심을 끌기 위해 수많은 알람들을 실시간으로 울려댄다. 그 알람을 무시해도 모바일 기기를 켰을 때, 여기저기 빨간 표시로 마크된 아이콘을 보면 사람들은 그걸 지우려고 조바심을 낸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만약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이 불행한 시대에 온갖 종교의 수호령이 내린 축복을 받고 태어난 예외적 소수다. 그리고 이제 메일도 당연히 앱서비스로 돌아간다. 나는 이런 불필요한 조바심과 집중력 고갈이 현대의 문제 중 하나라 생각하며, 메일링 서비스는 이에 박차를 가하는 공범행위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는 내 개인적인 문제인데, 나는 내 돈도 물론 신경쓰지만 내 체험시간을 훨씬 더 중요시여긴다. 얼마나 티켓값이 비싸든지, 얼마나 게임값이 비싸든지, 내게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면 후회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공짜여도 (내가 원한 휴식시간이 아닌 한에) 그저그런 시간을 잡아먹는다면 분노마저 느낀다. 그게 내가 서비스를 가입할 때마다 항상 메일 관련 옵션을 만지작거리는 이유다. 메일링 서비스는 전자와 후자가 뒤섞인 도박이다. 때로는 영양가 있는 정보가 있을 때도 있지만, 영양가가 없거나 내 흥미 밖의 일을 논하기도 한다. 거기에 수 많은 메일통을 뒤져가면서 말이다. 작은 시간 낭비이지만 그래도 낭비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난 정말로 가치있는 글이라면 공개적으로 게시되어 공유되고 논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서비스를 운용하는 사람들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좀 더 직접적으로 얘기하거나, 자금 문제에 대해 논할 것이다. …그럼 왜 postype이나 medium같은 블로그 사이트로 대체할 수 있는데도 메일링을 택한 이유가 뭔지 묻고 싶다. 정기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그럼 위의 문단으로 내 대답을 정리할 수 있다 : 당신은 남의 시간을 갈취하는 시간 도둑, 또 서비스에 중독시키려는 약물 브로커의 “공범”이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의 글은 공개적으로 게시되어 공유될 가치가 없는 패거리 놀이이거나, 읽을만한 가치는 없는 글인 게 뻔하다. 이번엔 공범이 아니라 그냥 시간 도둑이다.

그래서 난 시공간적이유로, 메일링 서비스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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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hihara NepuY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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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Ashihara NepuY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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