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블 웨스트 — 마무리가 아쉬운 스펙터클 알까기 게임

Ashihara NepuYona
4 min readNov 24, 2022

--

플레이 난이도 : 하드
플레이 타임 : 약 20시간
별점 : ★★☆☆ (Bad / So-So / Good / Great)

기본적으로 간단한 구성의 액션 어드벤쳐입니다. 주 무기는 전기 건틀릿으로, LB로 방어 RB로 공격이라는 심플한 구성입니다. 스킬도 코맨드가 단순해서 [스틱 앞 + 구르기 + 공격] 정도가 가장 복잡한 정도니까요. 리볼버와 라이플, 소드오프 샷건 등 원거리 무기가 있긴 한데, 보조 무기에 가깝습니다. 샷건 같은 경우는 아예 쿨다운 타임에 맞춰야 쓸 수 있고, 라이플의 위력도 그렇게 강하지 않습니다. 업그레이드 요소는 전반적으로 스킬이 늘거나 공격 방식이 변하는 쪽이고, 커스터마이징 요소는 별로 없습니다. 후반부에 이르면 다수의 적을 공중에 띄우거나 리볼버가 자동적으로 도탄되는 등 주인공의 능력이 살벌해집니다. 사람따라 취향이 갈리겠지만 저는 액션 게임에서 귀찮게 액세서리 달고 o%의 추가 데미지가 어쩌구 속성 뎀이 어쩌구 이런 요소들 싫어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길찾기 퍼즐이 아예 없진 않은데요 (플랫포밍은 사실상 없음) 밝은 빛의 말뚝으로 아주 친절하게 메인 루트도 알려주고 있고, 굉장히 쉽게 만든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타이밍에 맞춰 스위치를 눌러서 문을 여는 퍼즐 같은 게, 다른 게임이면 제한 시간 내에 한 붓 그리기처럼 다 눌러야 하는 방식이라면 이 게임은 한 번에 하나씩 느긋하게 눌러도 문이 열린다던가… 새로 얻은 무기로 길을 뚫는 부분도 있는데 그냥 아이콘이 다 뜨기 때문에 딱히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크릿도 굉장히 쉬운 편이고, 이런 부분은 오히려 좀 더 신경 썼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지만 전투위주로 쭉쭉 진행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잘 맞는 게임입니다. QTE나 메인 게임과 다른 메커니즘의 미니게임 등은 전혀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포지셔닝에 재미를 두고 있는 게임입니다. 카메라가 바하4나 기어즈 오브 워, 갓옵워 새 시리즈처럼 캐릭터 등뒤에 가까이 있어서 뒤를 보기 어렵고, 적들이 이에 맞춰서 플레이어를 포위하는 식으로 전투가 흘러가게 됩니다. 회피 기술이 있긴 한데, 플스 기준 X버튼/엑박 기준 A버튼을 한 번 누르면 짧게 회피 길게 누르면 구르기를 합니다. 무적 시간이 있나 없나 알 수 없을 정도로 회피 중 무적을 기대하긴 힘듭니다. 업그레이드 하면 그나마 회피/구르기가 빨라지긴 하는데, 그전엔 좀 많이 답답합니다. 플레이어는 전기 건틀렛으로 적을 향해 대시하고 적을 끌어 당기거나, 다른 적을 향해 던져서 맞추거나 하는 식으로 대응하며, 나름대로 공중(저글링)콤보도 있긴 한데, 데빌 메이 크라이나 베요네타처럼 한 놈 공중에 띄워놓고 죽을 때까지 패는 건 어렵습니다. 적을 감전시켜서 특수콤보를 넣어서 게이지 채운 뒤에 적당히 치고 빠지는 식으로 플레이 해야 합니다. 좀… 거대하고 스펙터클한 실시간 알까기라고나 할까요?

적들의 AI가 복잡하진 않지만, 구성 자체는 알찬 편입니다. 기본적인 잡몹은 물론이고, 원거리에서 플레이어 발목을 잡는 적이나 방패를 깨야만 하는 적이나 다른 적들을 보호/회복시키는 서포트 계열이 등장하는 등등…

중간까지는 상당히 재밌게 플레이했는데, 후반 구성이 억지입니다. 총 16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솔직히 13스테이지부터는 다 짜르는 편이 나았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위에서 다른 적들을 보호/회복시키는 서포트 계열이 있다고 했는데, 마지막 스테이지가면 이 놈들이 동시에 세 마리가 나옵니다. 물론 회복을 방해할 수도 있고 플레이어도 굉장히 강해져서 잡몹 잡아서 체력회복하고 초사이어인 모드 쓰고 이래서 어떻게 어떻게 깰 수는 있는데, 솔직히 교전이 쓸데없이 길어져서 지루합니다.

마지막 보스는 3연속 대시 패턴이 최악입니다. 카메라 바깥으로 나가는 짓을 3연속 하는데, 다른 게임들처럼 락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카메라가 멀리 잡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감으로 타이밍을 외워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직전의 (플레이어와 비슷한 기술을 쓰는) 인간형 보스로 끝냈으면 스토리적으로도 게임적으로도 딱 깔끔했을 것 같은데, 영 별로더군요.

스토리도 세계관은 흥미롭고 조연들도 나름 개성이 있는 편인데, 정작 주인공이 그냥 무뚝뚝한 터프가이입니다. 전투 중에 농담도 잘 안 던지고 시네마틱에서는 시종일관 폼만 잡습니다. 서부 개척 시기에 전기 건틀릿으로 뱀파이어 잡는 막나가는 게임이니, 주인공도 좀 웃긴 녀석이었어도 괜찮았지 싶습니다. 레벨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배경은 꽤 아름다고 다양한 편입니다. 16스테이지나 있는데 스테이지들끼리 컨셉이 서로 겹친다는 느낌은 거의 받지 않았습니다.

재밌고 좋은 게임인데 후반부가 너무 늘어지는 게 아쉽습니다. 좀 더 다듬고 스킬을 늘려서 2가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

--

Ashihara NepuYona
Ashihara NepuYona

Written by Ashihara NepuYona

10.21hz : The Megalomainc Radio Tower

No responses y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