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바이올런스한 나날들

Ashihara NepuYona
25 min readJan 1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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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울트라 바이올런스란?
A. 직역하면 ‘초폭력’이며, 둠 시리즈에서 하드모드의 난이도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전일담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전혀 블로그에 업데이트가 없었습니다. 그 동안 무엇을 했길래 블로그도 하지 않았는가, 하고 물으신다면 간략히 말해 울트라 바이올런스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2018년 12월 10일로 돌아갑니다. 여러가지 유튜브 채널이나 인터넷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Dusk>란 게임이 정식발매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저는, 발매 당일에 즉시 게임을 구매하였습니다. 이 게임은 90년대 레트로FPS를 지향하는 게임으로, 그래픽 옵션에서 일부러 텍스쳐가 낮게 느껴지는 ‘94년 여름’이라는 옵션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폴리곤 수가 적은 게임에 정신없이 빠져들었습니다.

여기까지라면, ‘울트라 바이올런스한 나날들’이라고 할 필요도 없었겠지요.

때는 2018년 12월 25일,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는 폭력성을 자랑하는 크리스마스. 제가 열심히 <Dusk>를 플레이하는 것을 보던 한 스팀 친구가 “그렇다면 이것도 해봐”하면서 <Quake>(1996)를 선물해주었습니다. 그리고 <Quake> 를 플레이하는 것을 보던 또다른 친구가 이번엔 <DOOM>(1993)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저는 이 둘도 정신없이 플레이했습니다.

이 둘을 플레이한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한 저는 “새로 나올 <DooM : Eternal>을 위한 예습용”이라고 스스로에게 변명하며 <DOOM2 : Hell on earth>(1994)를 직접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그제인 1월 16일, 저는 이 모든 게임의 클리어를 마쳤습니다. 그리하여 블로그도 다시 작동시킬 겸 짧은 플레이 보고를 하고자 합니다. 단, 이야기의 편의를 위해서 게임을 한 순서보다는 게임이 발매된 순서대로 감상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DOOM> — 샷건을 손에 쥔 <데몬즈 소울>

<DOOM>은 FPS를 대중화시킨 둠 시리즈의 제일 첫 작품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플레이한 버젼은 스팀에 올라온 <The Ultimate Doom>이라는 1995년에 발매된 확장팩입니다. 하지만 저는 추가된 에피소드인 E4는 플레이하지 않았고, 이 긴 이름을 반복해서 타이핑하는 것도 귀찮기 때문에 이하 <DOOM>으로 표기를 통일합니다. 또한 스팀에 올라온 버젼이기 때문에 Dos box라는 일종의 에뮬레이터를 통해 돌아간 버젼임을 밝힙니다.

제가 처음으로 <DOOM>을 기동하고 당황한 것은 이 게임이 지금 내 상식 속FPS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일단 PC에서 하는 FPS란 키보드로 이동을 조작하고, 마우스로 시점이나 격발을 조작한다는 것이 상식일 것입니다. 하지만 때는 1993년, 이 상식은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DOOM>의 3차원 공간은 일종의 유사-3D일 뿐 실제로는 고저차의 개념이 없다는 개념은 들어왔지만, 직접 플레이해보니 조작의 차이도 컸습니다. (상하축이 생략되어) 마우스를 좌우로만 움직여 시야를 조작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웠고, 적이 있는 위치에 따라 고저차는 자동으로 조준되기에 마우스를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키보드의 wasd키로 이동을 맡고, 화살표 좌우키로 시점을 조작하기로 했습니다.

희대의 맞다이(E3M7, 이겼다)

시점조작보다 더 놀라운 것은 판이한 무기체계였는데, 이를 테면 지금 FPS의 상식으로 생각해볼 때 펌프액션 샷건이라도 멀리 있는 적에게는 거의 통용되지 않는 근거리 무기이지만, <DOOM>에서 펌프 액션 샷건은 지금의 ‘샷건’과 ‘어설트 라이플’을 섞어놓은 듯한 기능성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탄이 퍼진다고 하지만 중소형 몹을 상대로는 장거리 저격을 행해도 충분히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 얻게 되는 체인건 또한 현재 FPS 장르에서 통용될법 한 ‘M134 미니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적의 경직을 노리는 저지력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는 현재 FPS의 ‘샷건’의 기능과 통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 발 한 발의 데미지는 현재 FPS의 ‘샷건’에 비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전투가 빨리 끝나지 않는 무기이긴 하지만요.

BFG는 비유하자면 일종의 ‘필살기’나 ‘클리어 봄’에 가까우며, 발사하면 시야 내에 모든 적에 대해 강력한 데미지를 주는 무기입니다.

이렇게 무기체계에 대해 길게 서술한 이유는, 물론 현대의 FPS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전투의 양상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에 있습니다. 적들의 공격이 대체로 투사체에 기반하고 있는만큼 엄폐 이상으로 회피기동이 중요한 것이 <DOOM>으로, 위에서 말했듯 클리어 봄의 존재나 회피기동의 플레이를 생각해 볼 때 어떤 의미에서는 탄막게임이나 탑뷰 슈터를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헤드샷 개념이 없기 때문에 ‘정조준’이나 ‘에임’ 따위가 필요없다는 점도 그렇고요. ‘샷빨’을 노리기 마련인 현대 FPS 플레이와 <DOOM>의 플레이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적의 이동속도나 체력, 데미지, 경직도 등을 고려하여 상황에 걸맞는 무기로 끊임없이 바꾸어가면서 적을 해치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에, 그런 점에서 탑뷰 슈터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FPS와는 다른 형태의 슈터를 하고 있다”는 게 제 솔직한 감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놀라웠던 것은 전투라는 요소 이상으로, 던젼을 탐색하는 요소가 더 강하게 이 게임을 지배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유일하게 공략을 본 부분인 E2M4. 맵도 전부 밝히고 키도 다 얻었건만 저 스위치를 발견 못해서…

<DOOM>에는 대단히 어려운 퍼즐이나 플랫포밍 기믹 같은 것은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방Room 한 방 나아갈 때마다 앞에 어떠한 위험이 있을지 어떤 함정이 도사리고 있을지 주의하면서 플레이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사각에 적이 배치되어 있거나, 어두컴컴한 방을 진행하는 등의 구성으로, 무턱대고 돌진했다가는 금방 죽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Episode 2부터는 초반에 탄약이 극히 부족하여, 마치 서바이벌 호러를 플레이하듯이 탄환을 최대한 아껴가면서 진행하거나 적을 무시하고 달려서 방을 빠져나가는 등의 플레이도 필요했습니다. 다만, 파란 열쇠가 필요한 곳이나 파란 열쇠가 있는 곳은 아예 맵을 파랗게 칠해놓거나 문 앞에 파란 표시를 해놓는 둥, 맵의 묘사가 논리적이고 직관적이기 때문에 크게 헤멘 적은 없습니다. 유일하게 멀리있는 스위치가 보이지 않아서 12분을 헤멘 E2M4 정도를 빼면 말이죠. 제가 좀 이런 부분에서 시야가 좁습니다-_-;;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 맵을 밝히고, 때로는 원하는 열쇠를 얻지 못한채 탄환만 소비하는 허탕을 치고, 최종적으로 출구를 찾을 때의 안도감과 환희를 느끼는 부분은 마치 제게 <데몬즈 소울>을 플레이하는 듯한 감각을 주었습니다. <데몬즈 소울>만큼 ‘1:1을 베이스로하는 전투가 어렵다’거나, ‘기계장치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만(천장에서 벽이 내려와 짓누르는 함정 정도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위협적인 세계, 미궁을 헤메는 감각만큼은 액션 RPG <데몬즈 소울>의 그것과 매우 닮아있었습니다. E1, E2, E3로 갈수록 호러 분위기가 되는 것도 그런 감각에 일조하였고요. 각 에피소드 별로 마지막 미션에 해당하는 M8에는 반드시 강력한 보스들이 배치되어, 이 보스들과의 전투 뒤에 짧은 에필로그 텍스트가 나오는 부분 역시 보스를 해치우고 허브월드로 돌아가는 <데몬즈 소울>과 같은 감각이 들었습니다.

보스전 얘기를 하자면, 전 플라즈마 탄환을 사용하는 걸 주저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E3M8의 최종보스 스파이더 마스터 마인드는 BFG 세발 쏘니까 죽어버리는 좀 … ‘뭐야 이거? 별 거 아니잖아?’ 하는 느낌이 있어서 아쉽긴 했지만 바론 오브 헬 두 마리와 스펙터로 가득찬 E1M8, 사이버데몬과 핑키데몬으로 가득찬 E2M8은 확실히 인상적이었습니다.

Wow So HR GIGER(E2M5)
Wow So HR HR GIGER 22 (E3M1)
E2부터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지옥이 배경인 E3부터는 이런 호러 면이 확연해집니다

저는 둠1이 매우 잘 갈고닦인Polished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위에서 말한 직관적인 맵의 제시도 그렇고, 비교적 넓은 미궁을 탐험하면서도 하나의 맵이 유기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거시적인 시점에서 볼 때에도, 에피소드당 미션 8개라는 분명한 규칙과 세 개의 에피소드가 점차로 난이도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분위기가 점점 더 기괴해지는 부분 등 전체 페이싱이 매우 뛰어난 작품입니다.

다만, <Quake>보다도 빠른 이동속도에도 불구하고 이 글에 등장할 다른 게임들에 비하면 그렇게까지 ‘화끈한’ 느낌, ‘초폭력’한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탄약을 아껴가면서 플레이하는 구간이라던가 하는 부분이 들어간 것도 그렇고, 물량전이라는 개념은 그렇게 분명하지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DOOM>의 전투에서 떠올리는 것은 대부분 벽을 엄폐물로 놓고 샷건으로 저격 빼꼼샷;;을 하는 기억들이거든요.

저에게 이 게임은 일반적인 FPS나 화끈한 게임이라기보다는, 페이싱이 느리지만 신중하게 앞으로 진행하고 비밀장소를 찾아내는 것이 <데몬즈 소울>과 비슷한 감각이었습니다. 물론, 전투 부분은 <데몬즈 소울>보다는 훨씬 더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슈터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손에 샷건을 쥔 <데몬즈 소울>’이란 느낌이었습니다.

(난이도는 UV, 플레이타임은 12시간 걸렸습니다. 공략을 본 부분은 위에서 언급한 E2M4뿐입니다.)

<DOOM2 : Hell On Earth> — 슈퍼샷건을 손에 넣은 ‘묘수풀이’

<DOOM2 : Hell on Earth>를 해보고 느낀 감상은 ‘전혀 다른 게임’이란 느낌이었습니다.

<DOOM>과 달리 <DOOM2>는 게임 시작 후 강력한 전기톱을 손에 넣을 수 있을 뿐더러 얼마 안가 슈퍼샷건을 손에 넣게 되는 등 초반부터 강력한 무기를 제공하는데, 진행을 하면서 이 덕택에 화끈하다는 장점보다도 위의 <DOOM>에서 칭찬을 했던 부분이 결여되어있다는 단점을 더 강하게 느꼈습니다.

추가된 슈퍼샷건은 너무나도 강력해서, 슈퍼샷건 의존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재장전 모션이 있기 때문에 연사속도가 느리다거나, 샷건처럼 정확히 저격을 하기에는 그렇게 어울리지 않고 탄환 소비량이 격하다는 약점은 있지만, 그에 비해 많은 적을 한 번에 제압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탄환 수급도 원활하기 대문입니다. 어느 정도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좀비 병이 나왔다? 슈퍼샷건이다
개틀링 병이 나왔다? 슈퍼샷건이다
임프가 나왔다? 슈퍼샷건이다
로스트소울이 나왔다? 슈퍼샷건이다
카코데몬이 나왔다? 슈퍼샷건 최대 두 발이다
핑키데몬이 나왔다? 슈퍼샷건 최대 세 발이다
맨큐버스가 나왔다? 슈퍼샷건 최대 네 발이다

물론 훨씬 더 강력한 아크바일이나 바론 오브 헬, 혹은 독특한 공격을 해오는 페인 엘리멘탈이나 아라크노트론등은 슈퍼샷건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작에 비해서 그렇게 빨리 무기를 교체하기 보다는 주로 슈퍼샷건으로 대응했던 것 같습니다.

또, 맵은 그다지 유기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고, 에피소드 제도도 폐지되어 ‘도대체 내가 얼마만큼 진행한 거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략 LV15, 16부터는 ‘지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도무지가 끝이 보이질 않는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하루에 한 레벨, 주말엔 세 레벨 정도 플레이하는 식으로 꾸준히 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무지 질려서 못할 것 같았거든요.

아마 LV7이었던 것같은데… 이 난해한 아트가 제 Doom2에 대한 첫 인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이 ‘재미없는’ 게임이란 얘기는 아닙니다. 그냥 ‘다른’ 게임이죠. 그리고 제가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은 LV08의 Tricks and traps였습니다 . 이 맵은 중앙 허브 공간에서 시작하여 방사형으로 뻗어져 있는 맵을 탐색하여 클리어하는 레벨이었는데, 각각이 ‘핑키 데몬만 한 가득인 방’이라던가 ‘먼저 총을 쏘지 않는 게 답인 방’과 같은 퍼즐들로 가득차있었습니다.

퍼즐이란 표현을 썼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좀 정적인 이미지와는 맞지 않기 때문에 저는 ‘묘수풀이’라는 말을 쓰겠습니다. 즉, <DOOM>이 실제로 체스를 즐기는 느낌이었다면, <DOOM2 : Hell On Earth>는 그러한 기본 메커니즘을 숙지하고 있는 위에서 특정한 문제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풀어나가기를 요구하는 전투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위와 같이 전체를 탐색하는 여정이라기보다는, 각각의 방을 클리어하는 인상이 강해져, 유기적이라기보다는 단편적으로 맵이 기억되는 편이고요. 맵 전체보다는 ‘특정한 방’이 기억에 남는달까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발견된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물량전’이란 개념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LV07부터 화면을 가득 채우는 맨큐버스나 아나크노트론을 상대하게 되는데, 이 때 단순히 적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맨큐버스를 상대할 때는 비교적 좁은 공간(넓은 방)이었다가 아나크노트론이 등장할 때는 벽이 내려가면서 훨씬 넓은 개활지로 변하는 등 공간활용이 더 뛰어나게 변화합니다. 이런 공간활용이 가장 빛나는 부분은 LV13 Downtown으로, 실외인 광장에서는 강력한 적들과 물량전을 벌이지만, 실내에서는 복잡한 복도에서 소수의 적들과 싸우면서도 긴장이 늦춰지지 않고 공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페이싱이 이뤄지는, 뛰어난 맵이었습니다.

또한, 크게 보더라도 플랫포밍이라고 불러야할까, 기믹이라고 해야할까, 맵에서 단순히 열쇠를 얻거나 스위치를 켜는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행동을 취해야하는 부분이 많아졌습니다. 이를 테면 스위치를 켜고 시간내에 어느 지점까지 달려서 도달해야한다던가, 달리기로 플랫폼 틈 사이를 유사점프로 뛰어넘는다던가 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스위치가 절벽 밑둥에 있기에 신뢰의 도약을 해야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스위치가 숨겨져 있던 부분도 꽤 있었고요. 땅에 그려진 화살표로 비밀문을 찾아야하는 LV15(하…)라던가. 이런 점에서도 분명한 ‘해답’을 요구한다는 의미에서 ‘묘수풀이’란 느낌이었습니다.

둠1은 이런 외나무 다리 건너기 같은 걸 안 시키는 점이 좋았어…(LV25)
인터랙티브 조작인 스페이스바가 아니라, 총을 쏴야 작동하는 스위치가 있는 LV28
LV28은 스피리츄얼 월드란 맵 이름답게 맵에 표시가 안되는 방이 있다;

보스전이라기보다는 맵의 기믹의 느낌이 훨씬 더 강한 마지막 스테이지 LV30도 그렇고요. 이 때도 BFG는 왕창 남아있었기 때문에 잡몹들 무한 소환으로 고생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기믹을 몰라 탑 위에서 뱅뱅 도는 걸 한 10분 넘게 했던 것 같습니다. 탑에 로켓 박스가 놓인 걸로 봐선 로켓을 쏘는 건데… 하고 생각하면서요. 겨우겨우 ‘벽너머로 들리는 전혀 다른 종류의 신음소리’가 들렸을 때 환호성을 질렀지요. 로켓런쳐 세 방이던가, 그렇습니다.

전혀 상관없는 공간에서 혹시 비밀공간이 아닌가 하고 비비고 있었다(LV30)
아니 분명 맵에는 저 문 너머에 뭐가 있다고 하는데 ㅡㅡ(LV30)
뺑뺑 헤멘 결과 무슨 kills에 500%가 나옴;;

솔직히 말해서 <DOOM2 : Hell On Earth>는 이 리스트에 있는 게임 중에서 가장 만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인기가 반증하고 또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방향성이 ‘다른’ 게임이지, 게임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빠른 순발력을 요구하는 ‘화끈한’ 게임을 추구한다면 <DOOM>보다는 <DOOM2: Hell On Earth>쪽이 훨씬 낫겠지요.

(난이도는 UV, 플레이타임은 22시간 걸렸습니다. 공략을 본 부분은 LV16입니다. ‘두번째 탑이 내려갈 때 출구로의 격벽이 열린다’는 걸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 미스였지만, <Doom>처럼 ‘빨갛게 칠해진 건물에 붉은 열쇠나 붉은 열쇠를 활용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라고 굳게 믿고 헤멘 점에서 매우 불만스러웠습니다.)

<Quake> — 슈퍼네일건을 손에 쥔 <블러드본>

<Quake>는 ‘진정한 의미’에서 3D FPS입니다. 고저차가 구현되었으며 모든 적과 투사체는 폴리곤이고, 이에 걸맞는 곡사포 무기와 Z축을 활용한 복잡한 맵구성을 선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키보드+마우스 컨트롤, 즉 마우스 프리룩이 드디어 실현되었습니다. 그에 따라서 거리감을 조절하는 느낌이나 회피기동 방식도 달라졌고요. 달리기로 유사점프를 실현하던 것과는 달리 스페이스 바로 진정한 점프가 가능해졌습니다. 감동, 또 감동.

체감적으로 <Quake>의 이동속도는 현대FPS 기준으로는 빠른 편이기는 하지만, 따로 버니홉핑을 하지 않는 이상은 <DOOM>시리즈보다는 더 느려졌다고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Quake>의 전투 페이스가 느린 것은 절대 아닙니다. 특히 무기체계가 일신되면서 훨씬 빠른 전투가 가능해졌습니다. 슈퍼샷건이 적들을 단박에 쓸어버리는 파괴적인 무기는 아니게 되었지만, 재장전 시간은 훨씬 빨라졌습니다. 또한 슈퍼샷건보다도 ‘어설트 라이플’의 역할에 해당하는 네일건, 그리고 ‘진짜 미니건’ 급인 슈퍼네일건의 등장으로 전투는 훨씬 더 빠른 속도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적들 역시도 그렇습니다. 적들이 <DOOM2 : Hell On Earth>에 등장한 레버넌트처럼 근접 공격과 원거리 공격을 바꿔가면서 공격해오기 때문에, 거리감을 절묘하게 조절하거나 근거리 공격을 유도하고 재빨리 뒤로 빠져서 격발하는 전술 등이 자주 쓰이게 되었습니다. 전투는 이 치고빠지기와 사운드가 조합되어 묘한 리듬감이 생기고요.

적들의 디자인도 상당히 조합이 독특해서, 우주 해병대/중세 기사/오우거/고대 괴물이 한 자리에 모여 판타지 호러와 SF가 뒤섞인 게임이 되었습니다. 둠 시리즈에서도 오컽트와 SF가 뒤섞이긴 했습니다만, 이쪽은 기독교 악마 모티프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폭을 갖고 있기에 게임이 훨씬 유니크하게 느껴집니다. 적들의 패턴 자체도 다양해서 곡사포인 그레네이드 런쳐를 쏘는 오우거나, 하늘을 날아다니면서도 영리하게 기동하는 스크래그 등은 3D이기에 가능한 적이었으며, <DOOM2 : Hell On Earth>의 레버넌트의 포지션인 보어도 유도탄을 발사하는 등 끈질기게 변화했습니다.

이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다!!!

하지만 더 뛰어난 것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3D화와 폴리곤이 구현된 것에 따른 맵 구성의 변화입니다. 먼저, 스페이스 바가 인터랙티브 키에서 점프 키로 바뀌면서, 스위치에 몸통박치기를 하면 작동하는 방식이 되면서 더 직관적으로 변화했습니다. 또한 <DOOM2 : Hell On Earth>의 기믹을 이어받아 총으로 쏴야만 작동하는 스위치도 있는데, ‘몸통박치기로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것은 총으로 쏜다는 점 때문에 논리적으로 추론이 가능해 쓸데없는 수고를 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기본적인 메커니즘 중에는 좌우상하로 움직이는 발판을 타고 적들을 상대하는 부분이 있다거나 수중에서 산소는 제한되지만 Z축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다양한 요소가 추가되었습니다.

<Quake>는 이러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해서 <DOOM>처럼, 아니 <DOOM>보다도 훨씬 유기적인 맵 구성이 가능해졌습니다. 먼저 <Quake>는 <DOOM>과 같은 에피소드 형식인데, 난이도 조정부터 시작해서 에피소드 선택까지 메뉴에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특정 허브 공간에서 이뤄지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이 부분이 지속성을 도입해서 에피소드별로 나뉘어져 있음에도 몰입도를 해치지 않게 도와줍니다. 맵의색채설계는 전체적으로 갈색톤에 우중충한 것이 비슷비슷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맵의 컨셉은 중세/용암지대/하수구 지대/고대 세계 등 다채롭기에, <DOOM2 : Hell On Earth>처럼 물리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맵 내부로 들어오면, 주로 좌우로 넓게 퍼졌던 둠 시리즈의 맵과 달리 수직적으로 높이 쌓여지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Quake>에선 특정 아이템을 먹고 돌아오는 숏컷이 금방 생기는 등 복잡했던 둠 시리즈의 맵보다도 더 거미줄처럼 얽히고 섥히게 되었습니다. 이 숏컷이 생기는 부분은 3D임을 이용하여 플랫폼이 내려오거나, 계단이 생기거나 다리가 이어지거나 격벽이 올라가거나 하는 방식으로, 각 맵이 조그만 기계장치 미니어쳐를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습니다. 이런 스위치로 조작되는 기계장치들은 도움이 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고, 숨져겨 있던 몬스터를 드러내는 고전적인 함정은 물론이요, 2층 복도에서 플레이어를 밀어내는 격벽이나 주기적으로 화살이 발사되는 장치 등 함정도 포함되어 있어서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골때리는 외나무다리 건너기도 돌아왔다

<DOOM2 : Hell On Earth>가 <DOOM>과는 다른 방향성의 게임, 다른 가능성을 탐색하고 확장하는 기능을 했다면, <Quake>는 <DOOM>의 방향성과 비슷하면서도 더 많은 요소들을 추가하고 이것들을 더 빠르고 직관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든 정향진화적인 게임입니다. <DOOM>을 <데몬즈 소울>에 비유했습니다만, 그렇다면 <Quake>는 <블러드본>과 같은 위치의 게임입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그렇게 보스전이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E1의 보스전은 맵 기믹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기대감을 갖게 한 반면에, E4의 보스전은… 굳이 이런… 이런 짓을 해야하는가? 이런 짓을 하면 즐거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DOOM2 : Hell On Earth>의 아이콘 오브 신을 상대는 해결책보다도 별로더군요.

훅이 좀 약한 마지막.

(하드 난이도로 8시간이 걸려서 클리어했습니다만, 실제로는 무엇이 문제인지 다른 에피소드로 옮겨갈 때마다 룬이 사라지는 버그가 작동해서, 스피드런으로 이전 에피소드를 다시 깨는 짓을 두 번인가 했습니다-_-;; 실제 게임 시간은 더 짧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또한 스팀 버젼으로 플레이하여 BGM이 나오지 않는 버그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DooM 2016년(리부트 버젼)의 음악을 틀어놓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

<Dusk> —90년대 슈터를 지향하는, 평행세계의 FPS

이 모든 여정의 원흉이 된 <Dusk>는 David Szymanski라는 1인 개발자(*음악 제외)에 의해 약 3년의 기간에 걸쳐서 개발된, 레트로 FPS입니다. 하지만 더스크는 단지 추억에만 기대는 게임은 아닙니다. 오히려 여태까지의 둠 시리즈나 퀘이크 플레이 여정에 비추어서 말하자면, <Dusk>는 차라리 90년대를 석권했던 하이퍼 슈터의 인기가 그대로 유지되어 발전되었으면 나왔을 평행세계의 FPS 같은 게임입니다.

<Dusk>를 기동할 때 ‘가짜 하드 긁는 소리’와 함께 출력되는 FakeDOS 6.66

<Dusk>는 레트로 슈터들의 유산과, 현대 슈터들의 편의성을 잘 융합한 게임입니다. 몇가지 예시를 들어보죠.

첫째로, 마우스 우클릭 조작에 견착Aim Down이 할당되어 있는데, 현대의 슈터들처럼 견착 상태에 돌입한다고 해서 집탄 정도가 좁아지거나 속도가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지만(차라리 줌인 기능에 가깝습니다), 견착이 아예 없어서 저격을 감으로 때려맞춰야 했던 90년대 슈터들에 비하면 훨씬 편리한 기능입니다. 특히 강력한 저격총의 기능을 하는 헌팅 라이플을 쓸 때 큰 도움이 되지요.

둘째로, 모든 적의 공격은 히트 스캔이 아니라 투사체입니다. 마치 히트스캔‘처럼’ 느껴지는 병사들의 공격도 거대한 아레나 맵에서 보면 멀리서부터 날아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기본 근접무기인 쌍낫으로 ‘정확히’ 투사체의 중앙을 맞출 경우에는 투사체를 튕겨낼 수 있습니다. 유도탄을 날리는 적들을 상대할 때는 매우 유용한 기술이죠.

마지막으로, 첫 부팅화면에서 헤드폰을 추천하는 것에서도 알수 있듯이, 적들의 울음소리를 통해 그 위치를 가늠하는 사운드 플레이가 가능한 것도 큰 장점입니다. <Doom>에도 그런 요소가 있었지만 존재 유무만 알 수 있지 거리나 방향은 알기 어려웠습니다.

첨언하여, 이러한 편의성은 미션 후의 결과화면도 마찬가지로 발전이 있었습니다. <Dusk>의 결과화면은 <Quake>와 같이 정확히 몇 명의 적을 해치웠고 몇 개의 비밀지역을 발견했는지를 명확히 알려주며, 얼마나 빠르게 플레이 했는지 혹은 한 명의 적도 죽이지 않았는지 등등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트를 부여함으로써 도전의욕을 부추기는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적을 죽이고 비밀을 발견하면 주는 ‘컴플리셔니스트’. 이 외에도 다양한 플레이트가 있다.
아레나 맵에 해당하는 E3M9의 결과화면에 표시된 적의 숫자는 총 270!

<Dusk>는 이 리스트에 있는 그 어떤 게임들보다도 빠르고 화끈한 전투를 자랑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Dusk>에서 관통 공격을 하는 ‘석궁’과, 슈퍼샷건보다도 재장전이 느린 ‘헌팅 라이플’ 정도를 제외하고는 매우 신선한 무기는 없습니다. 물론 초반 무기인 권총과 샷건을 동시에 두 정 장착하는 듀얼윌딩이 가능한 것은 인상적이긴 하죠. 그러나 <Dusk>에서 전투상황에 필요하지 않은 무기는 하나도 없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닙니다.

거의 마지막 발악수단에 지나지 않는 <DOOM>의 피스톨과 달리, <Dusk>의 쌍권총은 충분히 대응가능한 데미지를 가하기 때문에 탄환 소비가 심한 ‘어설트 라이플’보다도 체력이 적은 원거리의 적에게는 유용하며,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본근접무기인 쌍낫이 튕기기 기능이 존재하기 때문에 난전에서 의외로 톡톡히 도움이 됩니다. 여타의 강력한 무기들은 말할 필요도 없구요.

또한 <Quake> 등에서 마우스의 시선 이동과 점프를 이용한 (일종의 버그였던) 버니 홉핑은, 단순히 횡방향으로 점프하는 것만으로 가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본 이동속도도 빠르지만 전투시의 속도는 더할 나위 없이 빨라집니다. 그만큼 적들도 빽빽히 등장하며, 에피소드 별로 총 10개로 구성된 미션 중에 9번째 미션은 반드시 대규모 아레나 맵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투도 물론 환상적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레벨디자인입니다. <Dusk>는 <DOOM>이나 <Quake>와 마찬가지로 에피소드 제도를 채용하고 있으며, 맵에 미션이 표시되는 등의 것을 볼 때 <DOOM>의 것을 모범으로 따르는 듯합니다. <DOOM>과 에피소드 당 미션이 8개였던 것과는 달리 <Dusk>의 에피소드 당 미션은 총 10개지만요. <DOOM>이 그러하듯, 아니 <DOOM>보다도 더 <Dusk>는 에피소드를 지날 수록 공간이 확장됩니다. E1에서는 호밀밭이 많은 농가를 주로 배경으로하다가, E2는 군사기지와 시가지로, E3는 수상한 광신교들의 교회와 현실인지 꿈인지 알 수 없는 몽환적인 공간으로 변화합니다.

맵은 총 세개의 키카드를 획득하여 진행하는 고전적인 방식이고, 마커는 물론이요 미니맵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쓸데없이 되돌아가기Back-tracking을 시키기보다는, Quake처럼 하나의 열쇠를 구하고나면 금방 숏컷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비선형적이면서도 사람 짜증나게 하는 구성은 아닙니다. 또한, 위의 <DOOM2 : Hell On Earth>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간의 크기에 따른 적 배치 변경과 페이스의 조절의 방법론이 <Dusk>의 레벨디자인에서도 십분발휘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DOOM>과는 달리 <Quake>처럼 완벽한 3D이기 때문에 수중이나 사다리 등의 수직적 요소를 통해서 맵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E2부터 등장하는 ‘등산’ 아이템을 먹으면 지정기간 동안 벽을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행동도 가능해집니다. 이 아이템을 먹을 때 뿐만 아니라, 때때로 굳이 키카드를 얻지 않더라도 상자를 쌓아서 벽을 뛰어넘거나 로켓점프로 관문을 생략하는 등의 선택지 또한 가능합니다. 일부러 보란 듯 파괴가능한 창문을 놓은 곳도 있고요.

<DOOM>이나 <Quake>도 호러 요소나 긴장 요소는 있지만, <Dusk>에선 이러한 호러 요소가 아예 극대화되는 파트들이 있습니다. 플래시 라이트를 제공하는 게임입니다만, 플래시 라이트를 켜도 공간이 매우 좁아서 적의 매복을 확인하기 어렵거나, 아예 플래시 라이트를 재획득할 때까지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공간들도 있습니다. 에피소드 당 한 두 번 정도는 이런 레벨이 있는 듯한데, 짜증난다기보다는 전투 뒤에 숨고르기 같은 느낌으로 진행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에피소드 전체의 구성 또한 규칙적이고 뛰어납니다. E2의 후반부에 가기 시작하면 몽환적인 스테이지가 등장하며, E3에서는 문자 그대로 현실이 거꾸로 뒤집어지는 스테이지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M9에서는 거의 매번 아레나 맵이 등장하여 ‘물량전’을 행하고, M10에서는 보스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른 보스는 그저 그런 녀석들도 있었지만, ‘마마’와의 결투는 정말 재밌습니다.

Thief의 오마쥬로 유명한 맵이지만…
Half-Life 느낌도 나고 그렇다
E2의 방대한 아레나 맵이자 멀티플레이의 맵이기도 한 발전소

<Dusk>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울트라 바이올런스’한 나날을 보낸 결과 알 수 있었던 것은, 이 작품의 훌륭함이 단지 90년대 슈터들의 유산을 물려받기만 한 것이 아니란 점에 있습니다. 그 유산들을 가지고 어떻게 현대적인 환경에 잘 융합시켜 내놓을 수 있는지 고심이 보이고, 그렇기에 90년대 슈터들이 갖을 수 없었던 요소들을 합쳐 더 화끈하고, 더 공포스럽고, 더 보람찬 슈터가 되었습니다.

슈퍼핫의 메커니즘을 흉내낸 시간정지 아이템도 있다!

물론 <Dusk>는 보시다시피 그래픽이 뛰어난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부분을 감수하면 매 에피소드의 비주얼은 기괴한 아트워크를 통해 충분히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고, 맵은 방대한 것부터 작은 것까지 존재하며, 무엇보다 화끈한, ‘울트라 바이올런스’한 여정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달리 말하면, 그렇기 때문에 저사양의 컴퓨터에서도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스위치로 이식도 결정되어 있는데, 자이로 에임을 준비해준다면 구입할 의향이 있습니다. 에피소드가 아니라 무한하게 적이 나오는 웨이브 방식의 아레나 모드를 휴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게임은 충분한 가치가 있으니까요.

(난이도는 하드모드인 Cero Miedo로 플레이했으며, 첫플레이는 총 21시간이 걸렸습니다)

‘울트라 바이올런스한 나날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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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hihara NepuYona
Ashihara NepuYona

Written by Ashihara NepuYona

10.21hz : The Megalomainc Radio 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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