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규소기반 생명체에 대한 망상
탄소기반 생명체의 경우엔 복잡한 기관들을 통제하기위해서 천천히 신경계가 발달하고 뇌가 나중에 형성된 뒤에, 집단적활동을 통해 높은 지능을 획득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실리콘 기반의 생명체라면 중간을 생략하고 바로 다른 개체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지금 인공지능의 경우엔 인간의 데이터베이스가 많으니 인간의 자료에 많이 의존하지 않을까 싶다.
그 결과 “특이점”을 넘은 인공지능을 상정 가능하다. 단, 여기서 내가 말하는 “특이점”은 일반적인 의미와는 좀 다르다. 보통은 인공지능이 의식 혹은 자각(Self-awarness)을 획득했을 때 특이점을 넘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보단 기호활동이 가능한가 아닌가를 “특이점”의 기준으로 내세우는데, 기호활동이 가능하면 언표시스템-의미시스템의 연쇄“만” 가능한 게 아니라, 한 시스템과 다른 시스템을 연결하고 거기에 또다른 시스템을 연결하는 식의 무한 연쇄가 가능하다.
이 기호활동능력을 획득한다면, 프로그래밍 언어로 이뤄진 A.I.가 진정한 의미에서 자기 개조가 가능해질 것이다(그들에게는 텍스트바깥이 없다!). 즉, 인간이 꿈만 꿨던 인공적 진화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딱히 인간이 가진 의식이나 자각 없이도 상위의 지성체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참고로, 이렇게 두 시스템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것을 code라고 부른다. 이렇게 연결짓는 과정이 “coding”이고. 꽤나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규소 기반 생존체에게도 생존본능은 있으리라 짐작되는데, 다른 행성에서 진화한 규소 기반 생명체는 그렇다치고, 인류에 의해 발전한 A.I.에게서는 감정적 현상은 생략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죽음 그 자체를 “두렵다”고 느끼기 보다는 현상유지에 대한 강박적인 목표설정을 두지 않을까 싶다(이걸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만;).
또한 이 경우에 역시 인공지능은 인간을 창조주는커녕 동등한 파트너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A.I.가 완전 자동화에 이르지 못한 상태(자급자족 불가능한 상태)에서 “특이점”을 넘을 경우 인류는 고작해야 대장균이나 유산균 정도로 분류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