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fu 스팀판 발매 기념 감상

3 min readMar 29, 2023

에픽에서 모든 업적 획득 + 마스터 난이도 클리어했습니다만 에픽 런쳐가 진짜 개 구려서 하나 더 입수했습니다(친구가 선물해줌).

간단한 수집 아이템은 있지만 퍼즐 요소나 성장 요소, 심지어는 회복 아이템 같은 건 전부 없애고 오로지 전투・전투・전투로만 이뤄지는, 다섯 스테이지의 컴팩트한 액션 게임입니다. 회복 아이템이 없는 대신 적을 죽이면 체력을 일부 회복, 체크포인트에 해당하는 사당에서 체력이 전부 회복되는 식. 나이 시스템이 복잡하긴 한데, 마케팅에서 선전한 로그라이크라기보단 액션 게임에 자주 있는 랭크 시스템 쪽으로 이해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컨티뉴를 적게하면 다음 스테이지에서 불이익을 덜 받는다는 느낌으로.

스테이지 다섯 개면 플레이시간을 짧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위에서 말한 나이 시스템 때문에 실제로는 플레이시간이 좀 됩니다. 만약 한 번도 게임 오버되지 않고 깬다고 치면 두~세시간이면 깰 수 있으나, 그렇게 깰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아마 열 시간 이상은 들여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컴팩트함 때문에, sekiro류의 소울즈 장르라기보다는 데빌 메이 크라이나 베요네타 같은 스타일리시 액션 장르 쪽에 가깝습니다. 다대일 전투 위주로 흘러간다는 점도 그렇고요. 물론 이 게임에는 적을 띄우거나 점프를 이용한 공중콤보도 없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커맨드 입력 기술도 (베요네타나 닌자가이덴처럼) 많거나 복잡하진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단과 하단이란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적들과의 공방이 상당히 재밌게 잘 짜여져 있습니다.

이 게임은 백대시, 가드, 패리, 상하단 흘리기 등등 방어옵션이 굉장히 많이 주어진 게임입니다. 뿐만 아니라 특정 기술을 통해서 상단이나 하단 공격을 무시하고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공격) 커맨드 입력으로 나가는 전진기에는 하단 무적 회피가 붙어있어서 , 적의 하단 공격을 할 때에 맞춰서 기술을 쓰면 하단 공격을 받지 않습니다(잔상이 생기고 때리는 순간 시간이 살짝 길어지면 성공입니다).

또한 바닥에 떨어져 있는 아이템들을 잘 활용해야하는 것은 물론, 적들을 벽이나 계단으로 밀어서 큰 데미지를 입힌다거나 장애물을 굴러넘거나 난간에서 뛰어내려 적들과의 거리를 벌리는 등, 환경과의 상호작용에도 상당히 신경쓰면서 싸워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은 적들도 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적들이 무기를 들어 무브셋을 바꿀 수도 있고, 플레이어 자신이 벽이나 계단 쪽으로 몰리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두번째 난이도인 노멀(디서플린/제자 난이도)을 통해서 게임도 익히고 기술의 영구해금도 한 뒤에, 마지막 난이도인 하드(마스터 난이도)에 도전할 것을 권합니다. 하드에서는 체력이 노멀보다 적게 주어지며, 적들이 좀 더 빈번하게 공격하고, 적에게 일부 무브셋이 추가되며, 보스전이 많이 어려워집니다. 단, 적의 체력과 공격력은 고정되어 있으므로 노멀 클리어 후에 좀 더 익숙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명 이 게임의 분량이나 기술이 그만큼 풍요롭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마스터 난이도를 기준으로 할 때 베요네타나 데빌 메이 크라이, 닌자가이덴과 같은 액션명작들과 비교해도 깊이 면에서는 꿀리지 않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에 추가된 아레나(경기장) 미션들이나 클리어 후 추가되는 서브퀘스트(조건부 플레이) 등등으로 기본 분량은 짧음에도 불구하고 즐길거리는 제가 플레이하던 때보다 훨씬 더 늘어났습니다.

액션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 쿵푸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반복플레이를 즐기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