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호동물

Ashihara NepuYona
2 min readOct 21, 2023

나도 파이트 클럽에 나왔던 수호동물power animal 명상(?)을 시도해봤는데, 진지하게 임했더니 너무 재밌는 결과가 나왔다. 일단 ‘내레이터’의 동굴과 달리 입구가 아주 좁아서,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했다. 깊이 들어가니 아주 넓은 공간이 나왔고, 수많은 종유석 밑에 얕은 웅덩이가 있었다.

그리고 거기엔 그 웅덩이 구멍에 거꾸로 박힌 물고기가 있었다.

“이 녀석이군”하고 생각하면서 물고기의 꼬리를 끌어 당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치 고구마 뿌리 캐듯이, 거대한 몸뚱이가 웅덩이 바닥을 부수며 모습을 드러냈다. 길이가 적어도 2m가 넘었는데, 얼굴만은 호랑이였다. 녀석은 지느러미와 비늘만 있는 몸으로 펄떡거렸다.

내가 “어… 다리가 있는 편이 좋지 않을까?” 했더니 녀석이 긍정의 표시를 하더니, 파충류같은 다리가 솟아났다. 꼬리는 여전히 물고기의 그것이었고, 머리도 호랑이인 상태였다. 난 의아해서 물었다.

“어, 파충류로 변할 수 있으면 통일성있게 바꾸는 게 좋지않아? 도마뱀이라던가.”

녀석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난 지금 이 머리가 마음에 들어. 멋있잖아. 너는?”
“어… 음… 나도 그 머리가 좋은 것 같아”

녀석은 그럼 그렇지, 라고 하는 것마냥 몇 번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말 없이 나를 남겨두고 동굴 밖으로 엉금엉금 기어나갔다. 등굴 밖의 밝은 역광이 이 기괴한 생명체의 그림자를 안 쪽에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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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Ashihara NepuY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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