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타치바나 아리스와 사기사와 후미카의 인터넷에 관한 우울한 사건
[작가 코멘트]
사기사와 후미카 씨와 타치바나 아리스 씨가 사기사와 후미카 나리키리 어카운트와 대결하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문헌 : 움베르트 에코 저 『이야기에 있어 독자』, 시노호라 모토아키 옮김, 스이도 사, 2003 (譯:한국의 경우 동저자 『이야기 속의 독자』, 열린책들, 2009 참조)
[역자 코멘트]
작가의 주석은 (*~)와 같은 형태로, 역자의 주석은 (譯:~)과 같은 형태로 표기하였습니다. 또한, 작중 등장 서적은 한국에서 번역된 것이라면 그 제목으로 옮겼습니다.
타치바나 아리스와 사기사와 후미카의 인터넷에 관한 우울한 사건
저 : 별의 공주님
사기사와 「본 작품은 패러픽션입니다. 실재하는 인물, 단체, 사건과 텍스트 간에 성립하는 기호의 체계에서 관계 외엔 성립하지 않습니다」
346 프로덕션 구내 카페테리아
「그래서, 트위터에 등록하셨나요?」
아리스가 후미카에게 묻는다
「그것이, 등록은 하였습니다만… 어째선지, 이미 저와 동명의 어카운트가 존재하였습니다…」
「나리키리 어카운트네요」
나리키리 어카운트란 유명인, 혹은 픽션의 등장인물 등의 겉모습을 하고 트위터를 운용하는 어카운트를 가리킨다. 단, 캐릭터다운 트윗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것은 아직 다행인 편으로, 캐릭터의 인기에 셋방을 얻어서는 인지도를 자신의 재능과 착각하여, 정치해설, 사회비평, 혹은 대학 4학년이 되어서도 동정으로 친구도 없는데 괜찮은 걸까요, 란 질문(좋을 리가 없지만 부정형의 대답은 무시당한다) 등을 하여, 추태를 보이는 경우가 꽤나 많다.
「그런 것치고는, 꽤나 점(*말줄임표)을 많이 붙이고 있는 건 왜 그럴까요」
「파롤을 랑그에 짜넣어서, 언표를 가능하게 하려는 것이겠지요」
나중에 야후 지혜주머니(譯:네이버 지식인)에 질문해야지, 하고 아리스는 생각했다.
「그치만, 팬분들을 혼란시킬 수도 있고, 트윗도 그다지 품성이 좋지 않으니까, 사기사와 씨의 네거티브 캠페인이 되겠네요」
「그러하면… 어카운트의 관리자에게, 삭제를 부탁드리면 되는 것일까요…」
「그런 일을 했다간 상대를 기어오르게 만들 뿐이에요. 게다가, 성가신 존재와 대화하는 건 그 내용과 관계없이 이미지를 낮추게 되거든요. 물론, 반대로 그걸 이용하는 전법도 있습니다만」
「그와 같은 일에 매우 밝으시군요…」
「저도 예전엔 꽤나 인터넷에서 “말썽쟁이”였거든요」
아리스가 싱긋 웃는다. 여기서 말하는 “말썽”이란, 스크린 샷을 올려서, togetter에 조리돌림을 유도, bot에 의한 자동 리플라이 등 원시적 임시변통적인 짖궂은 짓을 가리킨다.
「뭐, 마음 놓고 맡겨 주세요」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신초(譯:문예잡지) 10월 호의…… <모나드의 영역>을 읽었습니다…… 츠츠이스트(譯:츠츠이 야스타카의 팬)로서는, 새로운 장편이 읽을 수 있는 것이 기쁩니다…… 다만, 예전부터 팬이었던 사람으로서는, “저자 최고 걸작”이란 문구에는 의문이…… <시달소>나 <파프리카> 쪽이 재밌지 않았는지……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처음뵙겠습니다.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저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트위터를 처음으로 이용하게 되어, 인사드리려고 합니다.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와와…… 설마 본인이 인사를 해오실 줄이야…. 나리키리를 해온 보람이 있습니다……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헌데, 『모나드의 영역』에 대해서 말씀입니다만, 저도 읽어 보았습니다. 당신께서는 “<시달소>나 <파프리카>쪽이 재밌지 않았는지”라 트윗하셨습니다만, 그건 츠츠이 야스타카가『허항선단의 역습』에서 말한 것과 같은, 재밌음을 지표로 하는 독자에 대한 비판에 해당합니까?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아뇨…… 그리말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오해케 하였다면 사과드립니다…… 단, 장년의 츠츠이스트로서는, 과거작에 비해 생기를 결여한듯이 생각하여……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예전부터 읽어오셨군요. 그렇다면 질문하겠습니다만, 『허인들』에서 에르크튀르에 대한 물음이, 『모나드의 영역』에서는 언표행위의 상황에 의해 모델독자와 근접했던 경험적 작자, 모델독자, 텍스트의 삼자 구조로 결착지어졌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그것은…… 소설엔 여러가지 독해법이 있기에…… 저로서는 무어라 말할 수 없습니다.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멋진 대답입니다. 즉, 블라드미르 프롭, 롤랑 바르트의 지시대상[referent]을 괄호에 넣는 언어학적 모델의 기호론을 취했다는 것이지요?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그리 생각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그렇다면, 포스트 구조주의가 언어의 나르시즘에 빠진 것을 비판하여, 문학이론에서 Andrew Gibson “Towards a Postmodren Theory of Narrative”, 국내엔 85년 이후부터 가라타니 고진 『비평과 포스트모던』,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하스미 시게히코『이야기 비평서설』과 같은 연구가 나타난 시대상황을 무시하는 것은, 어째서라고 생각하십니까?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글쎄요…… 애초에 <모나드의 영역>은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기저로 두고있습니다만…… <존재>(엣세)의 형이상학이 토마스적 통합의 핵심이며, 피독자의 사상이란 점에서는 견해가 일치하며…… 당신이 말씀하시는 텍스트 기호론은…… 이것과는 상반되지 않습니까……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텍스트 기호론에 있어서 가능세계가 존재론에 관계하지 않음은, 움베르트 에코『이야기 속의 독자』가 서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나드의 영역』에서 가능세계는 끝을 맞대고 있습니다만, 양상이론학에서 그것이 불가능함은 크립키의 명제양상체계를 보면 명백합니다.
타치바나 아리스 @Ai_tachibana
@FSagisawa @Sagisawa_text 『<존재>(엣세)의 형이상학이 토마스적 통합의 핵심이며, 피독자의 사상이란 점에서는 견해가 일치하며』, Wikipedia “토마스 아퀴나스”의 복붙입니다. https://ja.wikipedia.org/wiki/%E3%83%88%E3%83%9E%E3%82%B9%E3%83%BB%E3%82%A2%E3%82%AF%E3%82%A3%E3%83%8A%E3%82%B9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또한, 혹시 『모나드의 영역』에서 가능세계가 실체를 갖고 있다면, 마지막 패러그래프는 필요없게 됩니다. 기호의 체계에서 최종해석항은 인간적 관습, 또한 자연법칙으로써 경험과 일치합니다. 토마스주의 인식론도 여기서 접합되는 것으로 보아야겠지요.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awa 그렇군요…… 형이상학과 연결점이 불명하여, 그만 오독해버렸습니다만…… 사기사와 씨의 논의로 수정할 수 있겠습니다……
타치바나 아리스 @Ai_tachibana
@FSagisawa @Sagisawa_text 얼레, “형이상학”같은 말 해도 좋은 겁니까? Wikipedia에서 검색하지 않아도 괜찮습니까?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허나…… 그렇게….. 딱딱한 서적만 읽다보면, 지치게 되지 않습니까…..? 가끔은….. 미스테리와 같은 것은, 어떻습니까……? 그러한 오락소설을 읽어도, 후기 퀸 문제에 대해 생각하거나 하는 것이, 비블리오 마니아의 속성이 아닐런지…..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후기 퀸 문제란, 카사이 키요시 『탐정소설론 II 허공의 나선』에서 후기 퀸적 문제, 즉 노리즈키 린타로『초기 퀸론』의 논점으로 생각해도 좋겠습니까.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그리 생각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그렇다면, 노리즈키가 “독자에 대한 도전”이 형식체계에서 자기언급의 패러독스를 회피하기 위한 메타 기호이며, 『샴 쌍둥이 미스테리』에서 상실이 퀸의 회의론을 가리키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라이츠빌 시리즈의 『중간지대』에서 부활한 것은 어째서라고 생각하십니까?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아니….. 저는, 버나비 로스 명의로 된 쪽을 읽어왔기에……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그렇다면, 『Z의 비극』에서 삼인칭이 일인칭으로 변경되어, 페이션스가 말하자면 로지컬 타이핑에 실패한 탐정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은 일가견이 있으시겠군요? 또한, 노리즈키가『녹스 머신』에서 페이션스를 왓슨 역으로 포착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흥미로운…… 논점입니다……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저는 텍스트 기호론이, 그러한 영역으로써 기호의 체계에 수반하는 자기언급의 패러독스를 타파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죄송합니다…… 퀸 읽은지 꽤나 예전이라서, 내용을 잊어버렸습니다
타치바나 아리스 @Ai_tachibana
@FSagisawa @Sagisawa_text 얼레? 문장 말미에 “……”를 잊으셨나요? 모니터 앞에서 울고 있는 거 아닙니까?ㅋㅋ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주로…… 신간을…… 읽고있기에….. 메피스트 수상작 『사랑과 금기의 술어논리』같은 것은 어떻습니까…..? 논리학의 지식이 없으면……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논리학에 대해 밝으시군요. 본작에서 제 2불완전성 정리가 힐베르트 프로그램을 실행불가능하게 했다는 서술이 있습니다만, 로서(譯:존 버클리 로서) 증명 가능성 술어라면, 증명가능성을 형식화하는 것은 실행에 불필요하기에 증명이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닐런지. 가능하다면 지도 부탁드려도 좋겠습니까?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너, 책 읽는 게 재밌냐?
사기사와 후미카 @Fsagisawa
@Sagisawa_text 즐겁습니다. 우리들의 눈 앞에는 수많은 서적에 의한 상아의 탑이 쌓여있고, 그 하나하나가 읽히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을 생각하면 가슴에 기쁨이 넘쳐납니다.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
[책벌레] 사기사와 후미카 @Sagisawa_text
@FSagiswa 너 지금부터 죽여버릴 테니까 각오해라. 주소는 알고 있으니까
346 프로덕션 구내 카페테리아
아리스와 후미카의 눈 앞에서, 후루사와 요리코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었다.
「우아아아악! 어째서 SR의 레이트가 스타 드링크 2인거야! 이상하잖아! 저 여자만, 저 여자만 나타나지 않았다며어언!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의 표절인 주제에! 뭐가 커피점 탈레랑이냐! 이쪽은 인기가 탈레랑이라고오오오오!」
「사기사와 씨의 나리키리 어카운트의 관리자는 … 어-, 그러니까, 어쨌거나 우리 쪽 아이돌(*후루사와 요리코)였던 거네요」
「인터넷은 사람을 이상하게 만듭니다…」
아리스가 분위기를 바꾸어 밝은 표정을 보인다
「맞다. 이번에 대한 보답이라기엔 뭣하지만, 저도 인터넷에서 조금 트러블을 안고 있는데, 힘을 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하테나 다이어리(譯:일본의 유명한 블로그 서비스)인데요, 제가 익명으로 히가시노 케이고나 히가시가와 토쿠야가 현대 미스테리를 썩게 만들었다는 기사를 올렸더니, 카사이 키요시 『신본격논쟁』을 인용해서 엄청 경멸당했습니다… 『알렉세이의 화원』(譯:일본의 유명한 방명록)에서 올라온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즉, 저에게 미궁도서관의 사서가 되어 달라는 것이군요…」
나중에 구글링해봐야지, 하고 아리스는 생각했다.
Originally published at https://www.idolmaster.co.kr on September 27,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