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에 관한 잡상
(예술)비평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몇 년 전까지도 나는 대답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있던 언쟁 덕택에) 아주 기본적인 레벨에서는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
예술작품이란, 사용된 방법론으로만 전달될 의미를 성립하는 과정이다. 이에 반해 비평의 기본은 메타언어화이다.
이렇게 비유해보자. 예술작품들은 어떤 장치이고, 동시에 그 장치를 통해서만 특정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선언이다. 반면, 비평의 기본은 리버스 엔지니어링과 문서화에 해당한다. 이런이런 메카니즘을 통해서,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그 효과의 정도와 활용방안, 부작용 등을 문서화한다. 비평이 예술에 대한 복수란 말은 여기서 비롯한다. 예술은 공공재(언어, 음율, 회화적 기법)을 이용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따르지 않는 자신만의 질서(장치-효과의 관계)를 형성하려고 한다. 이것을 다시 공공재의 형태(메타언어, 문서화)로 돌려버리는 것이 비평의 기본이다.
그 위에, 나는 다시금 비평이란 “평가”를, 좋고 나쁘다는 의미에서 평가를 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것은 단순한 영화 별점평가가 아니다. 작품이란 장치와, 그것을 이루는 메커니즘을 분석해, 특정한 방향을 향해 더 우수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그러한 가능성을 읽어내고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대문자 “예술”(문학, 영화, 게임 무엇이어도 좋다)에 대한 정의를 말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 정의를 주장하는 논거가 필요하며, 다른 방향성의 비평과 논의하며, 후세에 그것들을 재료로 더 발전된 논의에 이어지도록 해야한다.